의료기기 위험관리의 핵심 개념, 바닷가 수영으로 쉽게 이해하기

엘리

엘리스 ·

07-15

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위험관리입니다. ISO 14971 국제표준은 의료기기의 위험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,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.

오늘은 이러한 개념들을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바닷가 수영 상황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.

ISO 14971(Medical devices — Application of risk management to medical devices)의 핵심 개념 4가지

1. 위해요인 (Hazard) - "위험의 씨앗"

: 위해요인은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원인을 의미합니다. 그 자체로는 아직 해롭지 않지만, 특정 상황에서 위험해질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.

의료기기 예시: 전기, 화학물질, 세균, 정전기, 배터리 방전 등

2. 위해상황 (Hazardous Situation) - "위험한 순간"

: 위해요인이 실제로 사람이나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.

의료기기 예시: 인체에 전류가 흐르는 상황, 혈류에 기체 거품이 형성되는 상황

3. 위해 (Harm) - "실제 피해"

: 위해상황으로 인해 실제로 발생하는 손상이나 피해입니다.

의료기기 예시: 통증, 화상, 감염, 의식저하, 사망 등

4. 위험 (Risk) - "발생 가능성 × 심각도"

: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과 그 심각성의 정도를 합친 개념입니다.

공식: 위험 = 발생확률 × 심각성

🐬바닷가 수영으로 이해하는 위험관리

이제 이 개념들을 바닷가 수영 상황에 적용해보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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🌊 시나리오 1: 바닷물이 위해요인인 경우

위해요인: 바닷물 (그 자체로는 위험하지 않지만 특정 상황에서 위해 요소가 됨)

예상가능한 일련의 사례:

  • 수영하던 사람이 파도에 휩쓸림
  • 조류에 의해 깊은 곳으로 떠밀려감
  • 체력이 소진되어 헤엄칠 수 없게 됨

위해상황: 바닷물이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는 상황

위해:

  • 경미: 물을 마셔서 기침, 구토
  • 심각: 폐에 물이 차서 호흡곤란
  • 치명적: 익사로 인한 사망

🦈 시나리오 2: 상어가 위해요인인 경우

위해요인: 바다 속 상어 (자연 상태에서는 위험하지 않지만 특정 조건에서 위해 요소가 됨)

예상가능한 일련의 사례:

  • 수영하던 사람이 상어 서식지 근처로 이동
  • 상어가 사람을 먹이로 오인하거나 영역 침범으로 인식
  • 상어가 공격적 행동을 취함

위해상황: 상어가 사람에게 접근하여 공격 준비 상태가 되는 상황

위해:

  • 경미: 상어에 의한 찰과상, 경미한 물림
  • 심각: 팔다리 손상, 대량 출혈
  • 치명적: 치명적 부위 손상으로 인한 사망

🌊⛰️ 시나리오 3: 복합적 위해요인 - 거친 파도 + 바위

위해요인: 거친 파도 + 해안 바위 (각각은 자연 현상이지만 조합되면 위험 요소)

예상가능한 일련의 사례:

  • 태풍 경보 중에도 해변에서 수영을 시도
  • 높은 파도가 수영자를 해안 바위 쪽으로 밀어냄
  • 파도의 힘으로 제어 불가능한 상태가 됨

위해상황: 사람이 파도에 의해 바위에 부딪히게 되는 상황

위해:

  • 경미: 바위에 부딪혀 타박상, 찰과상
  • 심각: 골절, 뇌진탕
  • 치명적: 머리 손상으로 인한 사망

위험 평가의 실제 적용

각 상황별로 위험을 평가해보면:

익사 위험

  • 발생 가능성: 중간 (수영 실력, 날씨 조건에 따라)
  • 심각성: 매우 높음 (사망 가능)
  • 위험도: 높음 (중간 확률 × 높은 심각성)

상어 공격 위험

  • 발생 가능성: 매우 낮음 (0.0001%)
  • 심각성: 매우 높음 (사망 가능)
  • 위험도: 중간 (낮은 확률 × 높은 심각성)

바위 충돌 위험

  • 발생 가능성: 높음 (거친 날씨 시)
  • 심각성: 높음 (중상 가능)
  • 위험도: 매우 높음 (높은 확률 × 높은 심각성)

위험관리의 흐름과 대책

위험관리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됩니다:

위해요인 (잠재적 원인) 
    ↓ (특정 상황 발생)
위해상황 (위험한 순간)
    ↓ (실제 영향)
위해 (구체적 피해)
    ↓ (평가)
위험 (발생가능성 × 심각성)

이에 따른 위험 관리 대책은:

  1. 위해요인 제거: 위험한 날씨에는 수영 금지
  2. 위해상황 방지: 라이프가드 배치, 안전 구역 설정
  3. 위해 완화: 구명조끼 착용, 응급처치 시설 준비
  4. 위험 수용: 잔여 위험에 대한 경고 표시판 설치

의료기기 위험관리로의 적용

바닷가 수영에서 배운 이 개념들은 의료기기 위험관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. 예를 들어, 전기 충격에 의한 위해의 경우:

<전류의 세기에 따른 인체 반응>
RM case.jpg

  • 위해요인: 전원 전압, 누설 전류
  • 위해상황: 인체에 전류가 흐르는 상황
  • 위해: 통증, 화상, 심근 수축, 사망
  • 위험 관리: 절연 강화, 누전 차단기 설치, 안전 교육 등

마무리

ISO 14971 의료기기 위험관리의 핵심 개념들을 일상적인 바닷가 수영 상황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. 복잡해 보이는 위험관리 개념도 체계적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, 이는 안전한 의료기기 개발의 기초가 됩니다.

의료기기 개발자들이 이러한 위험관리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적용한다면, 환자와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더 나은 의료기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.